국세청이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과녁은 9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 소유의 고가주택이다. 과거 부동산 상승기나 규제 회피의 우회로로 각광받던 법인 명의 주택 매입이 이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세금의 덫'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단연 서류상의 위장이 아닌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정밀 타격이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법인들이 고가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사택'으로 포장해 왔다. 하지만 국세청의 이번 검증은 단순히 장부상의 사택 신고 여부를 넘어선다. 주택의 실제 거주자가 누구인지, 관리비는 누가 납부하는지, 출퇴근 동선은 어떠한지 등 현미경 검증을 통해 대표이사나 그 가족이 사적으로 유용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가려내겠다는 의지다.

만약 법인의 자금으로 취득한 주택에 대표나 가족이 무상, 혹은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저가로 거주한 사실이 적발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과세당국은 이를 법인의 자산을 이용해 개인이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 이익만큼을 대표이사의 소득으로 얹어 '인정상여' 처분을 내리며, 이는 곧바로 감당하기 힘든 개인 근로소득세 폭탄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법인 측에는 관련 비용의 손금산입을 부인하여 법인세까지 추징하는 양동 작전이 펼쳐진다.

더욱 뼈아픈 것은 현재 법인 소유 주택에 가해지는 과세 체계가 취득부터 보유, 양도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징벌적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진입 단계부터 개인 최고 세율과 맞먹는 12%의 무거운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보유 기간 동안에는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배제된 채 단일 최고세율로 세금을 두들겨 맞는다. 출구 전략마저 험난하다. 주택을 양도할 때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기본 법인세율을 내는 것은 물론, 추가로 20%의 토지등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가 중과된다. 사실상 매각 차익의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증발하는 셈이다.

국세청이 사택 처리를 부인하는 결정적 기준은 '업무 무관성'과 '사적 사용'이다. 주주나 임원 등 특정 관계인만이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더 이상 법인의 업무용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결론은 명확하다. 법인 명의의 주택은 더 이상 자산가들의 스마트한 절세 수단이 아니다. 취득의 순간부터 양도의 순간까지 겹겹이 쌓인 과세의 그물망과 국세청의 상시 감시망 한가운데 놓인 초고위험 자산일 뿐이다. 이제는 서류상의 얄팍한 방어막을 거두고, 법인 주택의 실제 활용도를 냉정하게 재점검하여 다가올 세무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