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화려한 뉴스가 쏟아지지만, 정작 현장의 공인중개업소들은 줄줄이 문을 닫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겉보기엔 뜨거운 상승장이지만, 그 속을 한꺼풀 벗겨보면 심각한 '거래 절벽'과 좁혀지지 않는 시장 양극화가 숨어있다.
■ 가격 상승과 중개업소 불황이 공존하는 모순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가격은 오르지만 정작 거래는 성사되지 않는 철저한 모순 속에 놓여 있다.
매도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치솟은 가격과 팍팍해진 대출 규제 앞에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 자체가 실종되었다. 계약 성사에 따른 중개 수수료가 유일한 수입원인 공인중개업소 입장에서는, 화면 속 집값이 아무리 올라도 실제 거래가 없으니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폐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호황기 대비 반토막 난 거래량의 위험성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격 상승은 사상누각과 같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부동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거래량은 과거 부동산 호황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기초 체력이 극도로 약해졌음을 의미하며, 작은 금리 인상이나 외부 경제 충격에도 가격이 순식간에 급락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 강남과 외곽, 아파트와 빌라의 극심한 온도 차이
서울이라는 같은 지붕 아래서도 지역과 상품에 따라 시장 상황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소위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강남권 등 핵심 입지의 신축 아파트에는 자본이 몰리며 신고가가 속출하지만, 외곽 지역이나 빌라 시장은 철저히 소외되며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전반의 건강한 회복이 아니라, 특정 지역과 상품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기형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 '평균의 함정'과 호가 스프레드의 공포
뉴스에서 보도되는 '평균 집값 상승'이라는 통계에 휩쓸려 섣불리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 거래가 체결된 '실거래가'와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 사이의 간극(스프레드)이 비정상적으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에 현혹되지 않고, 내가 관심 있는 개별 단지의 실질적인 거래 흐름과 적정 가치를 냉정하게 꿰뚫어 보는 안목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겉으로 드러난 붉은색 상승 기호보다, 그 뒤에 숨겨진 차가운 거래량과 양극화 지표를 읽어내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가격 상승이라는 환상에 가려진 진짜 시장의 위기를 직시하고, 숫자의 이면을 분석하는 보수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