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심 역세권 오피스텔 내부 전경. 전세사기 우려와 보증금 미반환 공포가 장기화되면서 청년·직장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빌라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불거진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난의 그늘이 장기화되면서, 서울 청년층과 사회초년생의 주거 생태계가 '전세'에서 '순수 월세'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보증금을 떼이느니 차라리 매달 생돈을 내는 게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고해지며 역세권 전용 20~30㎡ 소형 오피스텔의 월세가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전세 비중 30% 밑으로 추락… 보증금 1,000만원 월세가 표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소형 오피스텔 및 다세대·원룸의 임대차 계약 중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비중은 68.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50% 안팎을 유지하던 전세 비중이 30%대 초반까지 무너진 것이다. 특히 보증금 1억~1억 5,000만 원 선의 전세 물건은 세입자를 찾지 못해 공실로 방치되는 반면, 보증금 1,000만~2,000만 원에 월세 85만~110만 원 조건의 매물은 등록 즉시 계약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 금리 내려도 전세 기피… HUG 보증 요건 강화도 한몫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전세 복귀가 더딘 것은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엄격해진 탓도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의 126%(공시가 적용비율 140% × 부채비율 90%)로 강화하면서, 비아파트 주택의 전세 한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전세금을 낮춰 내어주려면 목돈을 반환해야 하므로 차라리 월세로 돌려 이자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 월급의 30~40%가 주거비로… 소비 여력 위축
월세화의 급격한 진전은 청년 임차인들의 가처분 소득을 심각하게 잠식하고 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의 관리비(15만~25만 원)와 공과금을 합산할 경우 매달 순수 주거비용으로만 120만~140만 원이 지출된다. 전문가들은 "월세 중심의 주거 구조 재편은 청년 세대의 자산 형성 기회를 박탈하고 내수 소비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구조적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은 전세 소멸과 월세 강세 기조가 당분간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임대인 실무 체크] 임차인은 월세 계약 시에도 반드시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마쳐 최우선변제 소액보증금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임대인은 높은 월세를 유지하려는 욕심에 공실을 길게 가져가기보다, 보증금을 소폭 조율하더라도 신용도가 검증된 우량 장기 직장인을 선점하는 것이 자산 회전율 측면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