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가 40조 원을 넘어서며 국가 재정과 전력 산업 전체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대표는 구조적인 연료비 부담을 줄이지 않고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전력 공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하지 않으면 전기요금 인상 압박과 전력 공기업의 재정 악화 순환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전 적자의 본질과 전력 시장 개편 방안을 심층 분석했다.
■ '40조 누적 적자' 한전…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이 부른 재정 위기
한전 재정 위기의 핵심 원인으로는 고비용 석탄 및 천연가스(LNG) 발전 구조가 꼽힌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력 생산에서 석탄과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전력 구입비가 폭등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했다. 원가 이하의 전력 판매가 지속되면서 부채 비율이 급증했고, 이는 결국 전력망 투자 지연으로 이어져 에너지 안보마저 위협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석탄·가스 비중 축소가 핵심'… 재생에너지 체질 개선 시급
김 대표는 한전의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 요금 인상보다는 중장기적 발전 포트폴리오 재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만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요 선진국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전력 생산 단가를 안정화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한국 역시 전력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 전력 시장 구조 개편론 고조… PPA 확대 및 시장 유연성 확보 과제
전력 독점 구조와 단일 가격 결정 방식에 대한 수술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제3자 간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와 전력 시장 유연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력 시장이 자율성과 경쟁력을 갖출 때 한전의 재정 부담이 완화되고, 글로벌 탄소중립 기준(RE100)을 준수하려는 국내 산업계의 수출 경쟁력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향후 트렌드 및 전망
전력 산업의 체질 개선은 단순한 공기업 재정 건전화에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 전체의 에너지 비용 구조와 직결될 전망이다. 향후 화석연료 비중 축소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망 구축이 가속화됨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자산과 관련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투자 자금 유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