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담 창구. 스트레스 DSR 확대 적용 이후 실수요자들이 대출 한도와 금리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부채 관리 압박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이후 주택 청약 시장의 지형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치솟는 분양가 속에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청약 통장을 던졌던 3040 실수요자들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가산금리 인상에 가로막혀 당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출을 낄 수 없는 무주택 서민들의 진입 장벽은 높아진 반면, 대출 규제와 무관한 자산가 중심의 '현금 잔치'만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 1. DSR 2단계 여파… 연봉 8000만원 직장인 대출 한도 6000만원 삭감
금융권에 따르면 수도권 주담대에 기본 가산금리(0.75%p) 대신 1.2%p의 스트레스 금리가 차등 적용되면서 차주들의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연소득 8,000만 원인 직장인이 30년 만기 분할상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종전 대비 대출 한도가 약 5,000만~6,500만 원가량 증발했다. 여기에 5대 시중은행이 다주택자 주담대 전면 중단, 1주택자 갈아타기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등 자율적인 여신 축소 조치를 동시다발적으로 내놓으면서 자금 조달 창구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 2. '당첨되고도 피눈물'… 계약 포기로 미계약 물량 증가 조짐
이러한 금융 규제의 직격탄은 신규 분양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가 13억~15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상황에서, 대출 한도가 수천만 원씩 깎이자 계약금 및 잔금 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은 당첨자들이 정당계약 단계에서 분양을 포기하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도금과 잔금 대출을 최대한 끌어쓰면 진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기자본이 분양가의 최소 40~50% 이상 준비되지 않으면 완주가 불가능하다"며 "가점 높은 실수요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당첨권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 3. '얼죽신' 열풍 속 극단적 양극화… 강남·용산은 신고가 랠리
반면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자산가들의 쏠림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로또 청약이나 마포·용산·성동 등 핵심 입지에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이 쏟아지는 반면, 수도권 외곽이나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지는 미분양이 누적되는 '초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자산가들은 대출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핵심지 신축을 선점하고 있어, 규제가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고 부의 양극화만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확실시되며, 향후 스트레스 DSR 3단계(전 금융권 100% 반영) 도입까지 예정되어 있어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청약·매수자 실무 체크] 청약 신청 전 반드시 주거래 은행을 통해 본인의 실제 DSR 여력과 잔금 대출 실행 가능 여부를 모의 계산해야 한다. 자금 계획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덜컥 당첨될 경우 계약금 몰취나 재당첨 제한(최대 10년)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보수적인 자금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