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쇠 깎는 냄새와 기름때 묻은 간판 사이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 을지로와 문래동 골목길. 반세기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전통 노포와 청년 셰프들의 개성 넘치는 다이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쇠퇴해가던 구도심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40년 설렁탕집 옆에 들어선 내추럴 와인바… '힙지로' 2막 열려
을지로 인쇄소 골목 안쪽, 할머니가 끓여내는 40년 된 진한 사골 설렁탕집 바로 옆 낡은 철제 계단을 올라가면 청년 셰프들이 운영하는 아늑한 내추럴 와인바가 나타난다. 이질적인 두 공간이 공존하는 풍경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MZ세대뿐 아니라 중장년층 미식가들의 발길까지 끌어당긴다.
■ 젠트리피케이션 막는 상생 협약과 로컬 브랜드 펀딩 확산
과거 상권이 뜨면 임대료가 폭등해 원주민과 상인들이 내몰리던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극복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건물주와 오랜 노포 상인, 청년 창업가들이 자율 상생 협의체를 맺고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는가 하면, 지역 주민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골목길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맛과 스토리가 결합된 로컬 미식 투어가 지역 자산 가치 견인
전문가들은 획일적인 프랜차이즈 상가와 차별화되는 골목길 특유의 '고유한 스토리와 오리지널리티'가 상권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존중하며 새로운 미식 트렌드를 접목하는 청년들의 도전이 침체된 도심 골목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 향후 트렌드 및 전망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려는 '로컬 지향 소비'는 앞으로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노포와 청년 상인의 상생 모델은 공실로 신음하는 전국 구도심 골목 상권의 체질을 개선하고 상가 건물의 내재 가치를 끌어올리는 현실적인 롤모델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