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주택을 개조해 베이커리 카페로 거듭난 골목 상권. 개성 넘치는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앵커 테넌트가 들어서며 인적 드물던 골목길에 활기가 돌고 있다.

대로변 1층의 고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이기지 못해 잇따라 철수하는 반면, 지도 앱 없이는 찾아가기 힘든 '후면부 좁은 골목길 노후 단독주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2030 젊은 고객들이 줄을 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뛰어난 제품력과 독창적인 인테리어로 무장한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 하나가 죽어있던 골목 전체의 부동산 가치를 통째로 끌어올리는 로컬 상권 르네상스가 펼쳐지고 있다.

■ 빨간 벽돌 주택의 재해석… 아늑한 테라스와 스페셜티 베이커리
서울 연남동, 용산 용리단길, 성수동 후면 골목의 성공 공통점은 1970~80년대 지어진 빨간 벽돌 구옥의 원형을 살려낸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미학의 결합'이다.
마당에 목재 데크 테라스를 깔고 식물을 배치해 따뜻한 정원 분위기를 조성한 이들 매장은 천편일률적인 빌딩 숲 상가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휴식과 낭만'을 선사한다. 고객들은 단순히 빵과 커피를 사 먹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이 풍기는 여유와 정취를 소비한다.

■ 입지는 불리해도 SNS가 길을 낸다
과거 상권 분석의 금과옥조였던 '역세권 대로변 가시성'의 공식은 스마트폰과 인스타그램 기반의 바이럴 생태계 속에서 깨진 지 오래다.
오히려 찾기 힘든 골목 구석에 숨겨져 있을수록 "나만 알고 싶은 특별한 아지트를 발견했다"는 탐험 심리를 자극한다. 감도 높은 사진 한 장이 인스타그램 돋보기 탭을 타는 순간, 골목길은 순식간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순례 코스로 탈바꿈한다.

■ 앵커 점포 하나가 견인하는 '골목 생태계'
성공한 앵커 테넌트의 낙수효과는 주변 부동산 시장에 즉각 반영된다.
유명 베이커리나 카페 옆의 비어있던 빌라 반지하나 낡은 세탁소, 주차장 부지들이 잇따라 개성 있는 와인바, 빈티지 소품숍, 독립 서점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상권이 유기적으로 확장된다. 임대차 보증금과 월세 역시 상승하며 건물주와 청년 창업가가 함께 윈-윈(Win-win)하는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상권의 주도권은 '접근성 좋은 대로변'에서 '경험을 파는 골목'으로 분산되고 있다.
[로컬 창업자·임대인 실무 체크] 구옥 주택을 상업 시설로 용도 변경할 때는 주차장 기준 확보 및 정화조 용량 등 건축법적 인허가 요건을 철저히 사전 점검해야 한다. 초기 임대료를 무리하게 올리기보다 앵커 테넌트가 안착할 수 있도록 장기 계약과 렌트프리 혜택을 제공하는 건물주의 혜안이 골목 상권의 생명력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