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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 침체와 소비 패턴 변화로 상가 시장의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임대료는 하락하지 않고 오름세나 보합세를 유지하는 '임대료 하향 경직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 폐업이 늘면서 텅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지만, 임대인들이 계약서상 표면 임대료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구조적 원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 공실률 솟구쳐도 표면 임대료 고수… '하향 경직성' 기형 구조
전국 주요 상권에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3% 안팎까지 치솟았음에도, 공표되는 명목 임대료는 오히려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폭이 매우 제한적인 기형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상가 자산 가치가 산정되는 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임대료 수준이 매매가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임대인이 표면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건물의 전체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타격을 입게 된다.

■ '담보 가치 하락 우려'… 무상 임대(렌트프리) 착시의 함정
임대인들이 공실을 방치하면서까지 임대료를 낮추지 못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금융권 담보대출 비율(LTV) 및 만기 연장 문제 때문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상가 담보 가치를 평가할 때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된 월 임대료와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월세를 인하할 경우 담보 가치 하락으로 대출 상환 압박이나 금리 인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임대인들은 계약서상 월세는 높게 유지하되, 3~6개월 무상 임대(렌트프리)나 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의 편법으로 실질 임대료를 낮추는 '착시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 실질 수익률 잔혹사… 고금리·공실 이중고에 벼랑 끝 선 임대인
그러나 이러한 표면 임대료 고수 전략은 장기적인 공실 사태를 막지 못해 임대인들의 실질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상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임차인이 다시 퇴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고금리 속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매 매물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명목 임대료에 착시된 자산 평가에서 벗어나, 상권 내 유동 인구와 매출 규모에 맞춘 실질 임대료(Effective Rent)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향후 고금리 기조 지속과 소비 위축으로 상가 상권의 양극화가 가속화될 전망인 만큼, 단순 명목 임대료 고집보다는 유연한 수입 구조 개편이 요구된다. 임대인은 공실 장기화 방지를 위해 렌트프리 조건과 복구 특약을 신중히 설계하되 대출 만기 연장 조건을 재점검해야 하며, 공인중개사와 투자자는 계약서 표면 금액에 속지 말고 실질 임대료와 상권별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 가치를 냉정히 재평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