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운영도 무단전대?'… 법원 '실질적 임차 관계 인정해야'

상가 임대차 계약 시 계약 명의자와 실제 경영자가 다른 이른바 '가족 명의 계약'을 둘러싼 임대인의 계약 해지 통보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어머니 명의로 상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아들이 실질적으로 매장을 운영해 온 사례에 대해 법원이 이를 무단 전대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향후 유사한 상가 임대차 분쟁에 유용한 법률적 판단 기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 임대인의 계약 해지 통보에 법원 제동… '배신적 행위라 볼 수 없어'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상가 임대인이 어머니 명의로 계약된 매장을 아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을 두고 '임대인 동의 없는 무단 전대'라며 제기한 상가 명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차인인 어머니와 실운영자인 아들이 생계를 함께하는 가족관계에 있고, 상가 운영 과정에서 임대인에 대한 신뢰 관계를 파괴하는 배신적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단순 명의 불일치만으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무단전대 조항의 본질은 '신뢰 파괴'… 형식적 계약 탈피한 판결
민법 제629조 및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전대한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전대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임대인의 해지권을 제한해 왔다. 법원은 차임이 성실히 지급되었는지, 매장 관리 상태가 유지되었는지 등 실질적 임대차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차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 '가족 명의 상가' 임대차 파장… 불필요한 분쟁 예방책 마련 필요
부동산 현장에서는 절세나 신용, 대출 등 다양한 사유로 부모나 배우자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자녀나 가족이 실질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임차인의 생계권을 보호하는 전향적 선례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임대인과의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시부터 실경영자 명기 또는 가족간 위임 특약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향후 상가 임대차 시장에서는 단순 명의 불일치를 이유로 한 임대인의 일방적 계약 해지 요구나 명도 소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임대인·임차인·공인중개사는 계약 체결 시 '실제 사업자등록 예정자 및 실운영자'를 계약서 특약에 명시하고, 명의자와 운영자가 다를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및 위임장'을 사전에 첨부하여 법적 분쟁 리스크를 완벽히 차단하는 실무적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