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자' 믿었다간 보증금 떼인다… 신탁부동산 계약 잔혹사

부동산 신탁 제도를 활용한 개발 및 자금 조달이 일반화되면서 신탁 등기된 부동산의 임대차 계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등기부상 실질적 소유권이 신탁회사에 넘어가 있음에도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임차인이 기존 집주인(위탁자)과 임의로 계약을 체결했다가 보증금을 전액 날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신탁 부동산 계약 시 반드시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임대 권한 유무를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등기부등본 표제부만 보다 당한다… 소유권은 '신탁회사'에 명시
신탁 부동산은 원 소유자가 자산 관리나 대출 실행을 위해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로 이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부동산과 달리 등기부등본을 조회하면 소유권자가 기존 집주인이 아닌 부동산 신탁사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존 소유자인 위탁자가 자신이 실질적 주인이라며 임차인을 안심시킨 뒤 직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법적으로 신탁 등기가 완료된 순간 관리·처분 권한은 수탁자인 신탁회사로 이전되므로, 신탁사의 동의 없는 위탁자의 단독 계약은 무효로 처리될 위험이 매우 크다.

■ '신탁원부' 미확인 계약의 함정… 우선변제권·대항력 모두 상실
신탁 부동산 임대차 계약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서류는 인터넷 등기소에서 발급되지 않고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는 '신탁원부'다. 신탁원부에는 위탁자와 수탁자, 금융기관(수익자) 간의 권리관계와 임대차 계약에 관한 특약 사항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만약 신탁원부상 '수탁자의 사전 동의 없이 체결한 임대차 계약은 효력이 없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위반할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인정받지 못해 불법 점유자로 몰려 강제 퇴거당할 수 있다.

■ 공인중개사 설명 의무 강화… 적법한 계약 절차 수립 시급
최근 법원 판례 역시 신탁 부동산 임대차 분쟁에서 임차인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추세다. 공인중개사가 신탁원부를 직접 발급받아 확인하지 않고 위탁자의 말만 믿고 중개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60% 이상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신탁 부동산 거래 시 임대차 동의서 발급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보증금 입금 계좌 역시 위탁자가 아닌 수탁사(신탁회사) 지정 계좌인지 확실히 점검해야 권리 침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으로 신탁 자산의 경·공매 매물이 증가함에 따라 신탁 부동산 임대차 분쟁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는 계약 체결 전 등기소에서 신탁원부를 필수 발급받아 임대 권한을 명확히 입증해야 하며, 계약서 특약란에 '수탁자의 임대차 승인서 첨부 및 수탁사 지정 계좌로의 보증금 입금' 조건을 명시해 법적 분쟁 리스크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