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고등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난 반면, 신규 임차 수요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면서 수도권 주요 상권조차 공실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과거 거액의 권리금이 형성됐던 핵심 상권마저 '무권리금'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 임대인들의 이자 부담과 자산 가치 하락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 '권리금 포기해도 세입자 안 구해'… 무권리금 상가 비중 40% 육박
상업용 부동산 전문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상권의 1층 점포 중 권리금이 없는 매물 비중은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과거 권리금 1억~2억 원을 호가하던 핵심 대로변 상가조차 원상복구 비용만 부담하는 조건으로 임차인을 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임차 시장의 주축인 자영업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창업 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 대출 이자 부담에 임대료 연체 급증… 경매 내몰리는 상가 건물
공실 장기화는 임대인의 금융 리스크로 직결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최근 2.1%까지 치솟으며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가 매입 당시 과도한 영끌 대출을 활용했던 상가 소유주들은 월세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매달 수백만 원에 달하는 대출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 연체율이 15%를 상회하는 상가 건물이 늘어나고 있으며, 결국 채권자의 경매 신청으로 내몰리는 집합상가 매물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 '유령 상권' 공포 확산… 임대료 하향 조정 없이는 공실 방어 불가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기존의 고임대료 고수 전략을 고집할 경우 공실 장기화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렌트프리(무상 임대) 기간을 3~6개월 이상 제공하거나, 매출 연동형 임대료 방식을 도입하는 등 유연한 임대 조건 제시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임대료를 선제적으로 10~20% 하향 조정해 고정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이 자산 가치를 보존하는 유일한 방안으로 제시된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내수 회복 지연과 상업용 부동산 경기 냉각으로 한동안 상가 공실률 상승 및 임대료 하락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임대인은 공실 방어를 위해 렌트프리 차등 제공 및 제1종·제2종 근린생활시설 간 용도변경 가능 여부를 사전 검토해야 한다. 공인중개사와 투자자는 임차인의 신용도와 업종 지속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제소전 화해조서 작성 및 대출 연체 리스크 차단을 위한 특약사항을 반드시 명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