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IT·제조업 집적지인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일대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심각한 공실난과 자산 가치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때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세제 혜택으로 각광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고금리 장기화와 수급 불균형이 맞물리면서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뇌관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 "6개월 공짜로 쓰세요"… 렌트프리 출혈 경쟁에도 찬바람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 대형 지식산업센터 단지 곳곳에서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수개월째 불이 꺼진 사무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분양자와 임대인들은 관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최대 6개월 이상의 렌트프리(무상 임대)를 내걸거나 인테리어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문의는 뜸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들의 경우 준공 후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입주율이 50% 미만에 머무는 곳이 속출하며 임대인들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 금리 턱밑까지 차오르고 과잉 공급 직격탄… 경매 매물 폭증
이 같은 공실 대란의 주요 원인은 저금리 시절 단기간에 집중된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사업 축소가 교차했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가 연 5~6%대로 치솟으면서 임대 수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역역세권·역수익률' 현상이 고착화됐다. 버티다 못한 소유자들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법원 경매 시장으로 내몰리는 매물도 급증하고 있으며, 감정가의 50~60% 선까지 유찰된 후에야 겨우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단지별 입지·기능 양극화 심화… 단순 업무형 자산 해법 시급
전문가들은 지식산업센터 시장의 구조개편과 옥석 가리기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역세권에 위치하고 물류 이동이 용이한 드라이브인(Drive-in) 시스템을 갖춘 일부 특화 단지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있으나, 입지가 떨어지는 단순 오피스형 중소형 단지는 장기 공실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입주 업종 제한 완화 등 유연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개별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리노베이션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고금리 기조 해소와 누적 공급 물량 소진 전까지 당분간 L자형 정체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임대인은 공실 장기화에 따른 고정 관리비 손실을 막기 위해 장기 임차인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렌트프리 기간 분산 및 업종 제한 완화 특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공인중개사는 임차 희망 기업의 지식산업센터 입주 적격 여부와 대출 연장 가능성을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하며, 투자자는 단순 낙찰가율 하락에 현혹되기보다 실질 임대수익률과 교통·물류 인프라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검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