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내 치솟는 상가와 오피스 공실률을 해소하고 주택 공급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주거용 부동산의 주거용 용도변경'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정부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했으나 건축 규제와 채산성 악화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바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구호성 정책을 넘어 근본적인 법적·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 주차장·일조권 규제 벽 높고 공사비 '폭탄'… 용도변경 잔혹사
상업·업무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단연 건축법과 주차장법이다. 주거시설은 가구당 최소 0.7~1대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도심 기존 오피스나 상가는 기계식 주차장이 많거나 주차 면적이 턱없이 부족해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다. 여기에 주거시설 필수 요건인 일조권 확보, 가구 간 소음 차단, 배수 및 가스 설비 재공사 비용이 3.3㎡당 수백만 원을 웃돌면서 차라리 건물을 신축하는 편이 낫다는 불만이 거세다.
■ '월세 자산' 버리고 주택 전환?… 임대인·투자자 외면하는 이유
임대인과 건물주들이 주택 전환을 기피하는 또 다른 원인은 세무 및 수익성 구조의 불확실성이다. 상가나 업무용 오피스는 보유 시 주택수 합산에서 제외돼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피할 수 있지만, 이를 주택으로 바꾸는 순간 즉시 다주택자 세금 폭탄 대상이 된다. 더욱이 도심 상가 임대료 수입에 비해 정비된 주택의 월세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아, 건물주 입장에서는 임대수익률 2~3%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억 원의 리모델링비를 들일 유인이 전무한 실정이다.
■ '실효성 제고' 위해선 용적률 인센티브 및 주차 기준 파격 완화 절실
전문가들은 빈 상가와 오피스를 실질적인 도심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하려면 한시적인 특례법 제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도심 소형 주택 전환 시 주차장 설치 기준을 최소 50% 이상 완화하거나, 용도변경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해 민간 사업자의 수지타산을 맞춰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공공 매입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민간 임대사업자가 적극적으로 공실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감면 및 취득세 완화 등 세제 혜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규제 탓에 당분간 상가·오피스의 주택 용도변경 물량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인과 투자자는 용도변경 추진 전 지자체 조례상의 주차장 설치 완화 기준과 주거용 전환 시 발생하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분을 신중히 비교 검토해야 한다. 공인중개사는 매매 계약 시 해당 건물의 용도변경 가능 여부를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사전에 정밀 검증하고, 계약서에 '용도변경 불허 시 계약 해제' 특약을 명시하여 법적 분쟁 리스크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