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 간 박자가 어긋나면서 주택 시장의 공급 파이프라인이 심각하게 막혀있다는 현장의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첫 부동산 정책 공개 경청토론회에서는 대출 규제와 정비사업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와 국민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공급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금융 자금줄을 가로막는 상충된 정책 기조를 바로잡는 것이 향후 부동산 시장 성패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공급 외치며 자금줄 차단'… PF·비아파트 대출난에 막힌 파이프라인
토론회에서 집중 제기된 가장 큰 병목 현상은 주택 공급 현장에 대한 금융 규제다. 정부가 8·8 주택공급 대책 등을 통해 향후 6년간 수도권에 42만7000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대출 문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으로 사업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부동산 PF 연체율이 3%대를 돌파하고 2금융권 금리가 최고 10%대까지 치솟으면서 사업성이 확보된 정비사업장조차 본PF 전환에 실패하고 있다. 특히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및 대출 규제 여파로 신규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폭락하는 등 서민 주거 사다리가 마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금융 규제 완화 없이 건설사 및 시행사의 자금 순환을 이끌어내기 불가능하다며, 사업성이 입증된 정비사업장에 대한 핀셋 대출 빗장 해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재건축·재개발 옥죄는 규제 덫… 초과이익환수제·종부세 개편 요구 분출
도심 내 핵심 공급원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 개혁 요구도 정점에 달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법안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조합원 1인당 최고 수억 원대의 부담금 통지서가 수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크게 상실됐다. 여기에 다주택자 및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징벌적 과세 조항(법인 최고 5.0% 세율)이 유지되면서 임대주택 공급 주체들의 시장 참여 유인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공사비 증액 갈등과 고금리 부담이 중첩된 상황에서 유연하지 못한 세제·규제 구조가 유지될 경우 공급 차질이 최소 3~5년 이상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관련 행정 절차 단축(통합심의 의무화)과 함께 재초환 폐지, 종부세 세율 정상화가 패키지로 단행되어야 민간 자본의 주택 시장 유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정책·금융 디커플링 해소 시급… 시장 신뢰 회복이 관건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토부의 공급 대책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간 ‘디커플링(불일치)’ 현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출 가산금리 기습 인상과 DSR 강도가 유지되는 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물론 사업자의 신규 착공조차 불가능한 거래 절벽과 공급 가뭄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국민 여론과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협조 여부가 실체적 성과를 가름할 최종 변수로 꼽힌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정부의 주택 공급 기조가 완화적 정책 패키지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도심 내 우량 정비사업 대상 단지의 장기 가치가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계부채 총량 관리 기조가 상존하므로 금융당국의 DSR 핀셋 적용 여부가 단기 시장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 & 실수요자 수칙] 비아파트 및 재개발 사업지의 대출 규제 완화 수혜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과도한 영끌 투자보다는 정책자금 대출(디딤돌·버팀목)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
[공인중개사 & 시장 관계자 수칙] 정비사업 조합의 비대위 형성 유무, 재초환 예상 부담금 산정액, 대출 실행 불가 시 계약 해제 특약 문구를 철저히 점검하여 중개 사고 및 계약 리스크를 사전 예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