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가 길어지면서 감정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중대형 빌딩들이 법원 경매 시장에서 잇따라 유찰되는 경고등이 켜졌다. 고금리 장기화와 상권 침체로 인한 공실 부담이 축적되면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져도 선뜻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 감정가 240억서 140억까지 반토막… 수차례 유찰에도 찬바람
경매 업계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상권에 위치한 감정가 240억 원 규모의 상업용 빌딩이 최근 진행된 경매에서 수차례 유찰을 거듭하며 최저 매각 가격이 140억 원대까지 하락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50~60% 선까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응찰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대출 유동성을 바탕으로 몸값을 높였던 프라임급 이하 중소형 오피스 및 근린생활시설 자산들이 자금 경색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 고금리·높은 공실률 이중고… 실질 투자수익률 '뚝'
이 같은 상업용 자산의 경매 한파는 높은 조달 금리와 공실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상업용 부동산 대출 금리는 연 4~5%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 주요 상권의 상가·오피스 임대수익률은 연 3%대에 머물고 있어 '음(-)의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임대차 시장 위축으로 인한 공실 위험까지 가중되면서, 매수자가 감당해야 할 원리금 상환 부담과 유지관리 비용이 자산 가치 하락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 자금 출구 전략 부재… '옥석 가리기' 심화 속 경매 한파 지속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되더라도 상업용 부동산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량 입지의 프라임 오피스에는 자금이 쏠리는 반면, 비핵심 상권의 중소형 빌딩은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실패로 인한 경매 매물 출회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당분간 실수요 중심의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며, 경매 시장에서의 가격 조정 단계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공실뉴스 시장전망 & 체크포인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공실 및 재구조화 지연으로 인해 당분간 보수적인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현장의 임대인과 투자자는 경매 자산 인수 시 단순 낙찰가율에 착시되지 말고 실제 임대차 현황과 유치권·선순위 임차인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공인중개사 역시 권리분석 시 건물 유지보수 비용과 잔여 임대차 계약 기간을 세밀히 반영하여 매수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